"이 정도 금액 받자고 소송까지 해야 하나요?" 소액 채권 상담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. 결론부터 말하면, 소액사건은 일반 민사소송과 다른 절차로 진행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. 그런데 정작 이 제도를 모르고 포기하거나, 반대로 변호사를 선임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.
소액사건의 기준, 소가 3,000만 원 이하
소액사건심판법 제1조 · 제2조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한 절차로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의 특례를 정한 법입니다. 소가 3,000만 원 이하인 금전, 그 밖의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 수량 지급을 구하는 제1심 민사사건이 소액사건에 해당합니다.
✅ 부동산 인도, 손해배상 외 청구 등은 소가와 무관하게 일반 절차
소액사건 인지대·송달료, 일반 소송과 뭐가 다른가
인지대 계산식 자체는 일반 민사소송과 동일합니다. 소가 1,000만 원 미만이면 소가 × 0.5%, 전자소송이면 여기에 0.9를 곱합니다. 차이는 송달료에서 발생합니다. 일반 1심은 15회분을 예납하지만, 소액사건은 10회분만 예납하면 됩니다.
송달료: 피고 1명 × 5,640원 × 10회분 = 56,400원
법원 납부 합계: 101,400원
같은 소가라도 일반 1심으로 진행했다면 송달료만 15회분(84,600원)이 나가므로, 소액사건 쪽이 송달료에서 약 2만 8천 원 정도 더 적게 듭니다. 금액 자체보다 절차가 가벼워진다는 점이 더 큰 차이입니다.
이행권고결정 제도, 재판 없이 끝날 수도 있다
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 · 제5조의4 · 제5조의7소액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이행권고결정 제도입니다. 법원이 소장 부본을 검토한 뒤 변론 없이 피고에게 "청구취지대로 이행하라"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제도입니다. 지급명령과 비슷하지만, 이미 소송이 제기된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다릅니다.
피고가 이행권고결정서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(14일)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. 이 경우 별도의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이행권고결정서 정본만으로 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.
다만 피고가 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. 이 경우 법원이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하고, 그때부터는 일반 소송과 동일하게 증거 제출과 변론을 거쳐 판결로 마무리됩니다. 이미 납부한 인지대·송달료는 그대로 유지되며 추가로 더 낼 필요는 없습니다.
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점
오해 1 — "소액사건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." 선임 자체는 가능합니다. 다만 절차가 간이하게 설계되어 있어 본인이 직접 진행하는 경우가 많을 뿐입니다. 청구 금액이 변호사 보수보다 크지 않다면 직접 진행하는 쪽이 합리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
오해 2 — "법원에 꼭 출석해야 서류를 낼 수 있다." 소액사건은 구술로도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(소액사건심판법 제4조). 법원사무관 등의 면전에서 진술하면 제소조서를 작성해주는 방식입니다.
오해 3 — "직접 출석이 어려우면 소송을 포기해야 한다." 소액사건심판법은 배우자, 부모, 자녀, 형제자매가 법원의 별도 허가 없이도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(소액사건심판법 제8조). 거동이 어렵거나 평일 출석이 힘든 경우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