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장 하나에 여러 개의 청구를 함께 낼 때 소가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실무에서 꽤 많습니다. 대여금과 물품대금처럼 성격이 다른 채권을 같이 청구하려는 경우, 아니면 같은 채권을 놓고 이행청구와 확인청구를 함께 내려는 경우 등 상황은 다양하지만, 원칙 두 가지만 구분하면 대부분 정리됩니다.
결론부터 — 원칙은 합산, 겹치면 흡수
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§19·§20 원문 보기(law.go.kr) →여러 청구의 경제적 이익이 서로 독립적이라면 각 청구의 소가를 모두 더합니다(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9조). 반대로 경제적 이익이 실질적으로 겹친다면 합산하지 않고 더 큰 금액 하나만 소가로 인정합니다(같은 규칙 제20조). 이 두 조문만 구분하면 대부분의 병합 사건은 어렵지 않게 정리됩니다.
사례 1 — 서로 다른 채권을 함께 청구하면 합산
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. 같은 채무자에게 대여금과 물품대금처럼 발생 원인이 다른 채권을 동시에 청구하는 경우, 두 청구는 경제적 이익이 독립적이므로 합산합니다.
→ 합산 소가 30,000,000원
→ 인지대(전자소송) = (30,000,000원 × 0.45% + 5,000원) × 0.9 = 126,000원
소가 구간별 인지대 산식은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·제3조가 정하고 있으며, 정확한 금액은 인지대·송달료 계산기에 합산한 소가를 입력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사례 2 — 같은 채권을 다르게 청구하면 흡수
인지규칙 §20같은 3,000만 원짜리 대여금 채권을 놓고 이행청구와 함께 예비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병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. 두 청구의 경제적 이익은 결국 같은 3,000만 원을 두고 다투는 것이므로 겹칩니다. 이 경우 소가는 6,000만 원이 아니라 더 큰 금액인 3,000만 원 하나로 계산합니다. 청구 개수가 늘었다고 소가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.
비재산권 청구를 여러 개 병합한 경우
인지규칙 §22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를 여러 개 병합한 때에도 원칙은 합산입니다. 다만 청구의 목적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법률관계라면 1개의 소로 취급해 별도로 합산하지 않습니다.
재산권 청구와 비재산권 청구가 섞이면 — 예외적으로 다액 기준
인지규칙 §23 · 인지법 §2⑤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와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를 함께 병합한 경우 원칙은 역시 합산입니다(인지규칙 제23조제1항). 다만 그 재산권 청구가 비재산권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로부터 곧바로 발생한 것이라면, 둘을 합산하지 않고 더 큰 금액 하나만 소가로 봅니다(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제5항). 두 청구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련성만 있다고 이 예외가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, 해당 여부가 애매하면 접수 전 법원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실무에서 자주 하는 실수
수십 건의 소송 접수를 진행하면서 소가 산정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실수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.
- 부대청구까지 합산: 이자·지연손해금 같은 부대청구는 소가에 산입하지 않는데, 이를 원금과 함께 합산해 인지대를 더 많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.
- 병합의 실익을 따지지 않음: 청구 사이에 관련성이 낮은데도 무작정 합쳐서 소가만 커지고, 사건이 복잡해져 오히려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.
- 흡수 대상을 합산으로 착각: 같은 채권을 다르게 구성한 청구인데도 이를 몰라서 임의로 합산해 인지대를 과다 납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